오픈AI에서 오퍼레이터와 에이전트 데모를 공개했습니다. 아래 영상인데, 한글 자동자막으로 놓고 볼 때 크게 문제 없었습니다. 배속을 높여서 한번 편하게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에이전트 영상은 이전에 클로드에서도 공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하나씩 손을 대지 않아도 알아서 예약하고 코딩하는 그런 영상이었습니다. 이번 오픈AI 데모 영상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클로드는 설치형 프로그램에서 진행을 했고, 오픈AI는 웹브라우저에서 진행을 했습니다.
영상 속 에이전트의 모습은 아주 위협적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내가 검색하고 선택하는 것을 에이전트가 대신 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는 정도, 그리고 아직까지 판단을 내 맘에 꼭 들게 하지 못하고 제어권을 사람에게 계속 물어보기 때문에 번거롭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성능 보다는 에이전트가 키보드와 마우스를 인식하여 스스로 검색과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아직은 내 생각을 모르는 제3자의 느낌이겠으나, 이 에이전트가 나를 알고, 내가 하는 일을 알게 된다면 반복적인 작업 또는 단순한 일은 시켜 놓고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생활 속의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모바일 기기와 통합되겠죠. 손 안에 항상 놓여 있는 기기와 상호작용할 때 그 중간에서 에이전트가 역할을 해 줄 것입니다. 일 속에서는 데스크톱 속에 에이전트가 안착될 것입니다.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을 켜고 일하는 경우가 많을테니 이 기기 속에 에이전트가 잘 통합되겠죠. 클로드와 같이 별도 설치 프로그램을 통해 동작할 것인지, 아니면 이번 오픈AI의 데모와 같이 웹브라우저 속에서 동작할지는 서로 경쟁하면서 베끼며 발전할 것입니다.
에이전트는 성능이 점점 좋아지겠죠. 내 의도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더 나다운 판단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편해지기만 할까요? 일에 에이전트가 들어오면 나의 일을 편하게 해주는 영역도 있을텐데, 이것이 바로 함정입니다. 내가 편해진 만큼 그 이외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반복작업으로 손해보는 시간을 절약하여 추가 성과를 낼 수 있겠지만, 에이전트로 대체될 수 있는 정도의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직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생성AI는 나를 대신해서 글을 작성하고, 이미지를 만들고, 동영상을 제작해주었습니다. 문서를 분석해서 통합 작업도 해주고, 적절한 산출물을 추천해주기도 했습니다. 코딩도 도와주고, 내 생각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프롬프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위한 책과 강의가 잘 팔렸죠. 그런데 이번 에이전트의 데모를 보면 딱히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할 만한 것을 볼 수가 없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불필요한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점차 중요도가 줄어들 것 같습니다. 프롬프트 작성을 위해 처음에 역할을 부여하고 시작했는데, 앞으로는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내가 원하는 요구사항에 대한 상세한 내역만 잘 정리하면 결과물까지 알아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보통의 수준이겠지만, 내 의도와 정보를, 내가 원하는 일의 속성과 프로세스를 알면 알 수록 결과물은 좋아지겠죠.
만약 난도가 높지 않은 업무라면 어떨까요? 반복적이고 절차적으로 해결하는 단순한 일들이라면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잘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고객의 소리를 전달받으면 이것을 해석해서 필요한 후속 조치를 수행하는 정도의 역할은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으로 곧 올라올 것 같습니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입력받아 그에 맞는 견적서 초안을 만들어 내는 것도 에이전트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구사항만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다면 그에 맞는 템플릿을 찾아 초안을 만드는 것도 멀지 않아 가능할 것 같네요.
우리는 지금 어느 수준의 일을 하고 있나요. 지금 내 업무가 반복적이고 무의미한 일로 가득차 있다고 불만을 가지고 있다면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반복적인 것은 에이전트에서 시키고, 나는 더 창의적인 일에 몰입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과연 그럴만큼 창의적으로 문제해결을 하고 있나요? 곰곰히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해결책이 될지 아니면 나의 일자리를 위협할지 말이죠.
뱀발. 오픈AI, 영상 참 가성비 좋게 만들었네요.